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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DAY BRE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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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 알베르. 2021

1,886 Speakers, Size (w)6.56 x (h)1.96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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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이라는 단어는 동트기 전의 그 새벽녘의 공기와 가장 어두운 순간을 지나 밝아지고 온기가 퍼지는 그 찰나의 순간을 담아낸 것으로 생각한다. 예컨대, 친구들과 캠프파이어를 하다 보면 두세 명이 남아 불이 꺼져가는 곳에서 해가 떠오르는 것을 바라보는 그 순간의 따뜻함이다.
아이를 낳고 그 아이를 부모가 안아주는 일반적인 따뜻함과 사람보다는 요즘과 같이 힘들 때, 스산함 속에서 느껴지는 따뜻함이다.

이 작품은 1,886개의 스피커로 이루어져 있는데, 자세히 보면 하나하나의 스피커들이 모두 직병렬로 전선들이 엉키고 쌓여가며 커다란 하나의 스피커 작품이 되었다. 이전의 우리는 커다랗고 입체적인 TV를 보다가 점차 디스플레이가 얇아지면서 이러한 입체적인 스피커 부품은 생산이 된 채로, 가치를 잃게 되고 폐기 처분 직전의 상태였다. 버려질 스피커는 작가의 정성스런 손길로 복원을 걸쳐 이렇게 하나의 작품이 되고 소리를 다시 내며 다시 살아난다.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로 서로의 결핍을 채워주는 우리의 모습을 시각적, 청각적으로 전달해주고자 한다. 폐스피커는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우리는 모두 결핍된 존재이기도 하고 결핍이 결핍된 세상을 살아가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결핍된 우리가 서로 만나고 반응하고 긍정적인 효과를 일으키기도 한다.

결핍은 선물 같았다.

━━━━━━━━ 작가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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