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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나무
손이 따뜻한 예술가들, 유동룡미술관. 2024
폐-금속파이프, Mixed media
끊임없이 쏟아지는 물질의 풍요와 신선한 변화의 바람 뒤에 불현듯 외로움을 느낍니다. 우리는 엄마와 같은 익숙함을 찾아갑니다. 그것은 따뜻함이고 그리움 입니다. 오래전 시골의 할아버지댁에 놀러 가면 방문에 창호지가 발라져 있었습니다. 창살에 손끝을 살며시 올리면 창호지를 두드리는 바깥 바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떨림을 기억합니다. 저에게 창호지는 곧 자연이자 떨림이었습니다.
소리나무는 2006년 사운드 포레스트의 연속 작업입니다. 창호지에서 느낀 기억을 금속의 떨림으로 연장하고 그 두근거림을 통해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 냅니다. 모양새는 사람인 듯 나무를 떠올리게합니다. 내가, 사람이 곧 자연이고 환경이다. 라고 이야기합니다. 네개에서 다섯개로 이루어진 금속 파이프는 서로를 의지하며 대지에 발을 딛고 섭니다. 이 재료들은 제주도 땅 속에서 마치 혈관처럼 퍼져있었던 수도관이었습니다. 쓰임을 다한 금속관 입니다. 제주도의 고물상을 돌며 찾아모아 세척하고 구멍을 내고 색칠을하고 용접하여 새로운 형태적 아름다움을 부여하고 그 속에 소리를 심어 그 울림은 새로운 생명을 부여합니다. 제주와 오랫동안 함께할 꿈을 꿉니다.
━━━━━━━━ 작가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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